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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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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국제공인 연락처 작성일14-12-09 12:57 조회1,65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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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7일 

난 모임에서 이미 계획한 서해안 야유회에 참석하고 있었다.
세시간여를 차를 타고 도착한 곳은 한적한 어촌이었으나 식당의 메뉴는 서울의 어느 일식집보다도 화려했다.
행복한 식사를 하고 일행과 함께 밖으로 나와 특히나 조수간만의 차가 심한 서해안의 밀물과 썰물이 교차하는 시간에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한 서해안 바다의 특징외에는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단지 느꼈던 건 봄바람이었고 너무도 한적하였다는 것 외에는 ...
돌아오는 차 안에서 누군가가 실시간 뉴스를 보았는지 여객선이 침몰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또한 대부분의 승객이 제주로 가는 고등학교 수학여행객 이다는 말이 어렴풋이 들렸다. 사실 대수롭지 않게 듣고 넘겨버렸고 지나는 길에 꽃 박람회장을 들러서 셔터를 누르고 봄을 만끽하였다.
그리고 그 뉴스는 서울에 도착하는 시간까지 생각해 내지도 못했다.
그걸 망각하게 한건 내 마음속의 안일함이었으리라...
지금이 어떠한 시대인가? 
생명을 복제할 수 있는 시대, 최첨단의 IT기술, 정밀한 위치추적. 상상할 수도 없었던 서비스를 우린 누리고 있다. 그래서 연안에서 침몰해 가는 배에서 승객을 구출을 하는 건 대수로운 일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같은 사람이 대다수인 이시대 어른들의 생각들이 정말 창피스럽고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객실에 갇힌 승객중에서 단 한사람도 구출해 내지 못한 뉴스를 멍한 두눈으로 보고 있을수 밖에 없음을 한탄만 하고 있는 내가 부끄러웠다.
단지 내가 할 수 있었던건 수학여행이 며칠후에 잡혀져 있어서 학교에 전화를 해서 "취소할 의향이 없느냐?" 였다.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가관이었다.
"우리학교는 비행기로 가서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다 예약이 되어 있는 상황인데 취소할 수도 없습니다."였다
2주후 교육부는 전국의 모든 초중고학교의 수학여행을 포함한 야외에서 하는 활동은 전면취소를 발표하였다.
모든 사회의 분위기는 암울했고 우울했다.  4~50대의 부모들은 패닉상태가 되었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고 그와 관련된 뉴스를 접할때마다 눈에 눈물이 맺힐 수 밖에 없었다. 
정부의 대책에 분개했고 우리 어른들의 무능함에 미안하고 미안했다.
그리고 생일날에 시신으로 돌아온 여학생을 마지막으로 맞이하며 우린 또한번의 눈시울을 붉힐 수 밖에 없었다.
시간은 흘러 지금은 한겨울이 되었다.

구조대원이 시신을 수습하러 물속 배안으로 들어갔다.
객실쪽으로 한쪽손을 뻗어서 여학생의 시신을 수습하고 물속의 배 바깥쪽의 구조대원에게 인수인계를 하면서 그 대원의 인상은 상당히 일그러져 있었다. 너무도 훼손이 심해서 였다. 
시신은 물밖으로 올려졌고 신체의 일부가 유실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시신이 앞으로 걸어 가는 듯한 움직임이 시작되었고 "아빠!" 라고 하는 소리를 난 똑똑히 들었다. 꿈이었다.

눈을 뜨고 난 기도를 드렸다.
자식을 먼저떠나 보내고, 떠나 보내며 시신수습도 못한 그 부모들에게 위안의 기도를 올렸다. 그 어떠한 것도 위안은 안되겠지만 내 작은 소망이 담긴 기도가 그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나 또한 위안이 되리라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답답하고 추운곳에서 무척이나 공포스러웠을 우리의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부디부디 좋은곳으로 가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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